-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 박완서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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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 박완서 지음
- 출판사 : 웅진지식하우스
- 발행연도 : 2010
- ISBN : 9788901051598
- 자료실 : [분당]문헌정보실
- 청구기호 : 813.6-ㅂ398ㄱ3=2
우리나라는 1910년에 일제에 합병되었고(경술국치), 1945년에 해방되었으며, 1950년에 동족상잔의 비극인 6.25전쟁을 겪었으며, 군부독재시절을 거쳐 엄청난 경제성장과 함께 민주화를 이루어냈다. 현재는 2019년. 수많은 질곡으로 이루어낸 지금의 한국사회의 구성원들은 서로를 잘 이해하고 있을까? 한국의 노인 세대들은 전쟁을 실제로 겪고 폐허가 된 곳에서 맨몸으로 일어난 세대이고, 중장년 세대는 경이로운 경제성장의 동력이 되었던 세대이다. 반면 지금의 청년 세대들은 전쟁이라던지 독재와는 먼 평화로운 시대에서 성장했다. 하지만 저성장이라는 늪에 빠져 미래를 꿈꾸기 힘든 환경에서 힘겨워하고 있다.
우리는 서로의 세대를 어렴풋이 알고 있을 뿐, 서로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공감하지 못한다. 점점 커져가는 세대갈등, 혐오 등으로 서로를 이해하기는커녕 서로를 힘겨워하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 나는 이러한 시점에서 우리 사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문학'이라고 생각한다. 박완서의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먹었을까'는 바로 일제강점기와 전쟁 시기를 살아야만 했던 세대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작품이다.
우리 세대는 전쟁세대를 역사책의 한 부분으로만 기억하고 있다. 1930년대의 일제의 식민정책과 해방 이후의 정치적 상황만 자세히 배울 뿐 실제로 그 시대를 살아가야 했던 일반 민중들의 의식과 삶이 어땠는 지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 이 작품은 작가이자 주인공인 ‘박완서’의 유년시절과(일제강점기) 학생시절(해방과 전쟁)을 다룬 자전적 소설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시대’에 대한 배경과 감정이 생생하게 와닿는다.
농촌사회의 구성원이었던 주인공 완서가 도시생활에서 적응하는 모습에서 우리 문학작품에서 왜 그리 농촌 사회의 향수가 짙게 배어 있는지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완서의 오빠의 모습에서 당시의 젊은이들이 왜 ‘사회주의’에 열광했는지 또 그게 얼마나 흔한 일이었는지도 대해서도 작품에서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와닿는 것은 어떤 시절을 살아내더라도 결국에는 비슷한 삶이라는 것이다. 부모세대는 어떻게 해서든지 자식을 가르치고 교육을 시키려고 하며 또 어떻게든 가족이 풍요로워지기를 바라면서 악착같이 살아간다. 그 과정에서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좀 더 나은 삶을 위해 나아간다. 어떠한 시대든 인간의 모습은 가까이서 들여다보면 모두 비슷하다. 일제강점기나 전쟁의 아픔에도 어디에나 사랑은 피어나며 어디에나 삶은 향한 의지는 존재한다. 나는 우리 사회의 구성원 모두가 근본적으로 보면 비슷한 삶의 모습을 원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자세히 들여다보면 모두의 소망은 다르겠지만, 가족들을 사랑하고 자신의 존재가치를 인정받으며, 내가 속한 사회 안에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은 누구나 하는 생각일 것이다. 하지만 그 첫걸음은 서로를 이해하는 단계가 아닐까. 앞으로 우리 모든 세대가 문학작품을 읽기도 하고 또 서로 대화를 나누며 서로를 이해하길 바란다. 그렇게 된다면 작가 박완서 선생님도 하늘에서 미소를 지어주시지 않을까.
(작성자: 사서 조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