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늬 : 김해원 장편소설
나는 무늬 : 김해원 장편소설
  • 저자 : 김해원 지음
  • 출판사 : 낮은산
  • 발행연도 : 2021
  • ISBN : 9791155251423
  • 자료실 : [분당]어린이.가족열람실
  • 청구기호 : 아 808.9-ㄴ55-21

이 책의 첫장을 넘기면 생소한 법률서류인 피의자 신문조서가 나온다. 일반인들은 거의 접하기 힘든 이런 서류가 처음부터 나오다니 무슨 일일까 궁금증이 생긴다.

이 책의 화자인 는 할머니와 둘이 사는 열여덟살 고등학생이다. 책의 제목인 무늬는 주인공인 의 이름이 문희라서 자연스럽게 다른 아이가 붙여준 별명이다. 건물 계단 청소를 하는 할머니가 쓰러져 응급실에서 돌아가시고 그곳에서 우연히 뺑소니 교통사고로 죽은 아르바이트생 이진형이 족발가게 사장의 오토바이를 훔쳐탔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고 사건을 목격한 또래 윤지윤과 오사강을 만나서 이진형이 배달을 가다가 사고가 났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이들은 청소년 알바생의 억울한 죽음을 알리기 위해 이진형이 배달을 갔다는 증거를 모으게 된다. 사실 잘 알지도 못하는 알바생의 죽음을 밝히기 위해 이렇게 아이들이 뭉칠수 있다는 점이 놀라웠다. 나라면 과연 그것을 밝히려고 했을까? 죽은 아이가 누군지도 모르고 족발가게 사장이 오토바이를 훔쳤다고 하면 그뿐이지 그 말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그날밤 알바생의 행적을 찾아 CCTV를 뒤지고 다닐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 문희는 할머니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자신의 마음을 추스르기도 힘든 상태였는데 우연히 면허도 없이 배달을 나가야 했던 이진형의 사고를 맞닥뜨리고 그 사건을 계기로 만난 아이들과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아마도 문희에게 그 사건은 자신의 상처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을 것 같다. 그리고 어쩌면 문희는 할머니와 살면서 이미 마음의 상처가 치유되어가고 있었던 것 같다. 이 모든 일들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아이들의 관계가 새롭게 만들어지는 과정이 읽는 동안에 마음을 따뜻하게 해준다. 이웃에게 일어나는 일들이 결코 내게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는 사회에서 우리에게 일말의 양심과 관심을 일깨워주는 성장소설이다. 궁금한 것은 청소년소설인데 초등학생 권장도서로 분류되는 이유다. 물론 초등학생이 읽어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는 생각은 한다. 그리고 학부모도 함께 읽으면 더 좋겠다.

[작성자 : 시민서평단원 성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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