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아는 뺑덕어멈은 심청전에 나오는 심봉사의 심술궂은 후처이자 심청이의 계모이다. 책을 읽어보지 않아도 아주 못되먹은 아줌마의 느낌이 풀풀나는 그런 이름의 뺑덕어멈은 실제로 병덕이란 이름의 아들과 헤어져 주막을 운영하며 억척스럽게 살고 있었다. 병덕이는 어려서 헤어진 엄마에 대한 나쁜 말들이 부끄럽고 수치스러웠다. 병덕에게 부끄러운 엄마였지만, 한편으론 그립기도 한 엄마였던지라 후일 재회하게 된 엄마는 여전히 우악스럽고 거칠고 변변치 않았지만, 친구 강재의 이름으로 잠시 함께 지내며 그렇게 살 수밖에 없었던 엄마의 환경과 힘들었던 상황을 인정하고 그 모습 그대로 이해하게 된다.

우리가 어려서 읽었던 심청전과는 같은 듯 다른 이야기의 ‘뺑덕’은 어머니에 대한, 아들에 대한 그리움이 서로에게 버틸 수 있는 힘이 되어 삶을 살아가게 하는 무엇이 되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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