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시세끼’라는 방송을 열심히 챙겨본 적이 있다. 사실 별다른 내용은 아니었는데 시골집에 살면서 출연자들이 끼니때마다 텃밭에서 수확한 채소와 암탉이 갓 낳은 달걀을 반찬으로 맛나게 먹는 모습을 보며 나도 모르게 대리만족을 느꼈다. 새벽 배송으로 물건을 주문하고 맛집이 즐비한 곳에 사는 내가 왜 슈퍼도 멀고, 벌레도 많은 시골집에서 투박한 그릇에 밥을 먹는 모습이 그렇게 부러웠는지 지금 생각해보면 자연에 대한 동경이 아니었나 싶다. 척박한 해안 습지에서 6살 때 홀로 남겨진 카야는 마을 사람들의 냉대를 견디며 마음 따뜻한 점핑부부의 보살핌과 습지 생물을 친구삼아 어른으로 성장한다. 습지의 생물들을 그림으로 그리곤 했던 카야는 첫사랑 테이트의 도움으로 책을 발간하게 되고 생태학자로 이름을 날리게 된다. 도시에 찌든 외로운 당신이여. 이 책을 읽으며 잠시나마 내 마음속 야성을 일깨워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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