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밤
밝은 밤
  • 저자 : 최은영 지음
  • 출판사 : 문학동네
  • 발행연도 : 2021
  • ISBN : 9788954681179
  • 자료실 : [중앙]제2문헌정보실
  • 청구기호 : 813.7-ㅊ594ㅂ

일출인지 석양인지 알 수 없는 아름다운 바다를 담고 있는 표지처럼 소설의 제목 또한‘밝은 밤’이라는 오묘한 뉘앙스를 풍기고 있어서 어떤 이야기일까 궁금함에 책을 들었다.
본디 밤은 어두운 것이고 그 어두움이 주는 편안함, 적절한 파묻힘, 아침이 밝아 오기를 바라는 기다림, 알 수 없는 두려움 같은 많은 감정을 담고 있는 존재가 아닐까 생각했는데, ‘밝은 밤’이라니 어쩐지 그 모두를 함축해 놓은 느낌이었다.
읽고 보니 세대를 거쳐, 밤의 터널을 오롯이 묵묵하게 걸어서 아침을 맞이하는 우리네의 이야기를 들은 것 같았다. 서른 두 살의 주인공 지연이 서울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희령으로 떠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혼 후, 아직 남편의 배신이라는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지연이 이십 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만나지 못했던 할머니를 재회하면서, 증조모의 사진 한 장에서 시작된 옛이야기는 증조모-할머니-엄마-나로 이어지는 4대의 삶을 관통하고 서로의 감정과 삶을 넘나들며 그 간격을 메워 나가고 서로를 살리고 살아내는 숨결을 전달하게 된다. ‘넌 사랑받기 충분한 사람이야. 앞으로는 내가 널 더 많이 사랑할게. 이제 사랑받는 기분이 뭔지도 느끼며 살아.’아무 이유 없이 나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듯이, 어떤 이유 없이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나는 지우를 보며 알았다.(P.102)

 몰입되는 잔잔함와 작가의 서정적이고 사려 깊은 문장을 읽어 나가며, 나는 나를 어떻게 사랑하고 있는지 나를 위한 마음의 시간을 줄 수 있는 책이다.

- 독서치유사 박은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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